느리게 걸으며 만나는 베트남의 얼굴
낯선 나라에서의 첫 발걸음은 언제나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합니다.
하지만 베트남은 그런 마음을 금세 녹여주는 따뜻한 나라예요.
북부의 고즈넉한 도시부터 중부의 고대 왕도, 그리고 등불이 반짝이는 마을까지 —
짧지만 진하게, 자연과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10일의 여정이 펼쳐집니다.
이번 코스는 북쪽 하노이에서 시작해 닌빈과 하롱베이를 거쳐, 후에와 호이안으로 이어지는 루트로
도시의 번잡함보다는 평온함과 감성을 찾는 여행자에게 꼭 맞는 길입니다.
1️. 하노이 – 여유롭게 시작하는 첫 만남
베트남 북부의 관문 하노이는 느리게 여행을 시작하기 좋은 도시입니다.
호안끼엠 호수 주변을 산책하며 현지인의 일상을 엿보고,
분짜와 반꾸온 같은 길거리 음식을 즐겨보세요.
하노이의 아침 공기 속에는 오래된 프랑스식 건축과 오토바이의 리듬이 묘하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쩐꾸옥 사원에서는 고요한 호수 위 풍경이 여행의 시작을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2️. 닌빈 – ‘육지의 하롱베이’라 불리는 천국
하노이에서 약 2시간 거리의 닌빈은 자연과 사원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짱안 보트 투어에서는 석회암 절벽 사이로 이어진 강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며,
영화 <콩: 스컬 아일랜드>의 촬영지였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조용한 물결 위로 노를 젓는 아낙들의 모습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그 사이로 바람이 불면 연잎 향기가 스며듭니다.
바이딘 사원은 베트남 최대 불교 사원으로, 여행의 평온함을 더해주는 특별한 공간이에요.

3️. 하롱베이 or 바이뚜롱베이 – 바다 위의 파라다이스
하롱베이의 신비로운 바다 위에서 하룻밤을 보내보세요.
크루즈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가면, 수직으로 솟은 석회암 절벽들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일몰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새벽의 안개가 잔잔히 깔릴 때,
그 풍경은 마치 시간조차 멈춘 듯 고요합니다.
베트남식 해산물 만찬을 즐기며 별빛 아래 머무는 그 시간
그 자체로 잊을 수 없는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됩니다.

4️. 후에 – 고요한 왕의 도시
고대 왕조의 수도였던 후에는 역사의 향기가 가득한 도시입니다.
티엔무 사원, 황성, 왕릉 등 유적지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왕조의 영광과 세월의 흔적이 함께 깃든 풍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거리 곳곳에는 작은 찻집과 전통 가옥이 남아 있어,
잠시 앉아 후에식 분보후에 한 그릇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더할 나위 없습니다.

5️. 호이안 – 등불이 반짝이는 감성 마을
하이반 고개를 넘어 도착하는 호이안은 낮과 밤이 모두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낮에는 미손 사원 유적에서 고대 참파 왕국의 흔적을 따라 걷고,
밤에는 올드타운 강가의 등불 아래에서 천천히 흐르는 시간을 느껴보세요.
강 위에 띄운 소원등이 물결을 따라 흘러가며,
여행자의 마음 한켠에도 잔잔한 빛을 남깁니다.
작은 공방과 카페를 돌아다니며 이 도시만의 따뜻한 여유를 만끽해보세요.

여행 한마디
도시보다 자연, 계획보다 순간을 좋아한다면
이 루트는 당신에게 꼭 맞는 길일 거예요.
하노이의 새벽, 닌빈의 물결, 하롱베이의 빛,
그리고 호이안의 등불까지 —
그 모든 순간이 당신의 마음에 천천히 스며들 것입니다.